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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: 우편함에 새끼 깐 할미새
글쓴이 :  날짜 : 2012.02.23 01:59:54 조회 : 25646 추천 : 1306 글쓴이IP : 211.173.142.8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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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편함에 새끼 깐 할미새

 

 

철이네 우편함은 강 저 편에 있습니다.

집배원 아저씨가 강 건너 오시는 게 미안해

저 편 강가 숲 속 소나무에 우편함을

달아 놓았답니다.

며칠에 한번씩 배를 타고 건너와

편지를 찾아가는 철이 아빠.


우편함 속에 할미새 부부가

보금자리를 만들기 시작하더니

알록달록 귀여운 새알을 낳았답니다.


철이 아빠는

옆 소나무에 바구니를 하나 달아놓고

글을 써 붙였습니다.

"집배원 아저씨, 편지는 여기에 넣어주셔요."

"우편함에는 산새가 새끼를 치고 있어요."



호기심에 살금 살금 다가가

우편함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

솜털 보송한 새끼들이 어미가 온 줄 알고

노란 입을 짝짝 벌립니다.

나는 나쁜 짓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

가슴이 콩닥콩닥

얼른 뒷걸음쳐 도망쳤습니다.



어린 것들이 다 자라 날개가 돋치면

철이 아빠의 고마움을 부리에 물고

저 파란 하늘로

날아오를 것만 같습니다.

 

-현효겸 제공-

 

 

(김영두님의.신춘문예당선작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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